작년에는 공부를 좀 해보려고 했던 한 해였다. 봄에 정보처리기사 응시하여 필기, 실기 나란히 동차 합격했고 겨울에는 독학사에 응시하여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시일이 조금 지나긴 했지만, 작년 나름 열심히 한 게 아까워서 공부한 기록을 정리해 본다.
정보처리기사 동차 합격 하기
모두가 다 한 번씩 응시하는 정처기. 1회 차 시험도 마침 3월 초라서 새해 목표로 잡기 딱 좋았다. 운 좋게 필기와 실기 둘 다 1회에 바로 붙었다.
기본 정보
- 기본 지식 : 비전공 현업 종사자
- 공부 기간 : 약 2개월
- 문제집 : 수제비 2022
- 공부 비중 : 하루에 2~3시간 정도 할애
C 기본과 파이썬도 기본은 다 다룰 줄 알아서 프로그래밍 파트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으나,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와 운영체제 같은 나머지 부분은 처음 보는 개념이 많아 걱정을 많이 했고, 한 번에 붙고 싶어서 무작정 열심히 했다.
필기 공부법
필기는 기출 위주로 돌리는 거 낫다. 교재에 있는 예상문제도 처음에만 풀고 단원별 예상문제랑 파이널 모의고사도 아예 안 풀었음. 물론 실기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
1 회독 (~ 1개월)
이해 못 하는 거 적당히 넘기면서 1 회독
기출 돌리기 전이라 뭐가 중요한 지 몰라서 교재에 기출이라고 체크되어 있는 것, 두음 위주로 보고
단원별 기출, 예상문제까지 같이 풀었음. (근데 예상문제 안 풀었어도 됐을 것 같음.) 기출 없는 파트도 대충 한번 정도는 읽긴 했다.
운영체제와 네트워크 부분처럼 모르는 개념이 너무 많은 부분은 강의도 찾아 듣고 열심히 공부했다.
2 회독 (2~3주)
1 회독 때 단원별로 내용 ⇒ 문제 이 순서로 봤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기출문제 ⇒ 내용 순서로 봤다
이때부터 예상문제 지겨워서 그냥 건너뛰고, 기출 나오지 않은 파트는 아예 쳐다도 안 봤다.
3 회독 (1주)
출퇴근 지하철에서 단원별로 cbt 연습모드로 풀고 저녁에 해당 과목 부분을 다시 한번 풀었다.
(만약 오늘 1과목 하는 날이라면 1과목만 20년 1회부터 21년 3회까지 풀고 저녁에 가서 문제집 1과목 파트를 다 풀었다.) 풀면서 내가 틀린 거 한 번씩 더 체크하고 노션에 요약집도 작성했음.
4 회독 (1주)
하루에 1회씩 풀고 오답노트 작성했다.
이때쯤 기출 대충 적어도 5번 이상 본 건데도 틀리는 거는 별표 열개씩 치고 페이지 접어놓고 난리 피우면서 마지막 체크함
이렇게 계속 질리게 보다 보면 오답 만드는 패턴도 눈에 들어오고 (가령 다이어그램 문제에서 삼각형은 오답이다 ⇒ 이거 실제로 나옴) 운영체제 cpu 스케줄링 문제 같은 것도 풀이 방법이 아예 익혀진다. 6회 기출을 문제만 보면 답이 떠오를 정도로 공부하고 시험 들어갔다.
시험 당일
당일에는 마지막으로 cbt 오답 노트 위주로 보고 시험을 문자 그대로 열심히 봤다. 찍는 것도 과목별로 정답 개수 안배하고 나름 파악한 정처기 오답 패턴(보기 중 제일 말이 안 되는 것, 영어 단어 유추해서 가장 그럴듯한 게 정답) 대로 열심히 찍었다.
4, 5과목 진짜 아예 쳐다도 보지 않은 곳에서 많이 나왔으나, 나름 잘 찍어서 평균 87.5. 데이터베이스랑 소프트웨어개발은 만점 😘
실기 후기
실기는 가채점하고 나서 떨어진 줄 알았다. 실제로 2회 실기 접수하려고 공단 홈페이지 가서 확인하고 나서야 내가 합격한 거 앎 😂 필기와 달리 실기는 겨우 통과했기 때문에 따로 공부법을 자세하게 남기진 않겠다. 2회 차 시험을 본다면 이런 부분을 보강해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한 포인트만 몇 가지 정리하려 한다.
문제 출제 스타일이 다름
같은 내용을 문제로 내더라도 필기와 실기는 문제 출제 스타일이 달라서 어려웠다.
데이터베이스와 프로그래밍 파트도 필기에서는 깊이가 깊지 않아 기출 위주로 간단하게 공부했는데 실기에서는 실제 SQL이나, 자바 문법이 익숙하지 않아 애를 좀 먹었다.
책에 나오지 않는 건 어떻게?
아마 시험 개정되고 얼마 되지 않아 생긴 문제 같은데, 책에서 나오지 않은 내용들이 많이 출제되었다. 독학사까지 공부하고 난 지금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문제 자체가 엄청나게 어려운 건 아니었다.
(2022 1회 차 1번 문제가 RAID 문제였다. 시험 볼 당시에는 진짜 당황했었는데, 공부하고 나서 다시 보니 거저 주는 문제였다.)
지금 보면 물어볼 만한 데서 나온 것 같긴 한데, 관련 지식이 많이 없으면 좀 어려울 것 같긴 하다. 만약 내가 다시 봐야 한다면 설명이 자세한 책을 하나 더 구비해서 공부할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교재를 열심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책에 없는 게 아무리 많이 나와도 60점만 넘기면 된다. 책에 있는 거라도 다 맞추겠다는 생각으로 봐야 할 것 같았다.
원래 필기 때는 교재에 있는 문제는 거의 쳐다보지도 않고 기출만 계속 돌리고 시험을 쳤는데, 실기는 그러면 안 된다. 기출문제가 워낙 적기 때문에 있는 문제, 없는 문제 꼼꼼하게 풀어 봐야 한다. 실제로 교재 예상문제였던 watering hole 문제 맞혀서 교재 꼼꼼히 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독학사로 컴퓨터공학 학위 취득하기
독학학위제는 독학으로 학위 취득이 가능한 제도이다. 진짜 대학교 졸업장과 비교하면 별 메리트는 없겠지만, 일단 따 두면 혹시 나중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거기다 나는 봄에 정보처리기사를 따 둔 상태였기 때문에 독학사 4단계 시험 한 번만 치면 되는 상태였다. 정처기랑 시험 범위가 일부 겹치기도 하고 1번 시험만 치면 당락이 결정되니 봄에 공부한 거 아까우니 한번 더 써먹는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공부 정보
- 공부 기간 : 약 2개월
- 문제집 : 시대고시
- 공부 비중 : 하루에 2~3시간 정도 할애
시험접수요령
독학사는 합격 기준이 두 가지인데 교양 과목을 포함하여 6과목의 총점이 360점 이상이면 합격하는 총점합격제와 과목별로 점수가 각각 60점 이상이어야 하는 과목별 합격제가 있다.
단계별로 독학사 단계를 밟아온 게 아니고 4단계 1번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시험 자체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 따라서 안전하게 총점합격제로 응시했다. 국사랑 일본어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거기서 점수를 벌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길 잘했다. 😅
과목 선택
나는 국사와 일본어 선택했다. 국사는 한능검 공부해 본 적이 있었고 일본어도 예시 문제만 보면 거의 JLPT n4 수준이라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국사 베이스 있으면 수험교재들도 많고 공부 자료도 풍부해서 선택하기 좋다고 생각한다. 일본어도 히라가나 가타카나 알고 간단한 한자 좀 안다면 문제없을 거라고 본다.
교재
컴퓨터공학으로 개편되고 새로 치르는 시험이었기 때문에 새 교재를 기다렸고 9월 초에 구매했다. 교재 적중률은 그저 그렇고 내용도 그저 그렇다.
시험 며칠 전에 방통대 교재로 공부했다는 후기를 봤는데, 출제 범위도 달라서 일일이 대조해야 하고 판매 기간도 정해져 있어서 이래저래 귀찮아 도서관에서 한 번 둘러만 봤다. 개인적으로 방통대 교재도 보는 걸 추천한다. 적어도 통합컴퓨터시스템은 독학사 문제집 보다 방통대 교재 문제유형이 더 비슷했다고 느꼈다.
독학사 후기
다시 보면 더 잘할 것 같긴 하지만 음… 딱히 그럴 필요 까지는 없는 시험 같다.
전공과목들 후기
- 알고리즘 : 공부했을 땐 이런저런 알고리즘들 공부하고 재밌었는데 😓
- 데이터베이스 : 사실 문제 유형이 정처기랑 많이 다르지 않아서 그나마 점수내기 좋았다.
- 통합컴퓨터시스템 : CPU 작동원리 같은 문제들이 어렵고 비중이 높지 않을 것 같아 넘겼는데 그러면 안 됐다.
- 통합프로그래밍 : 언어 별로 객체 지향 구현 방법 서로 비교하면서 이해가 더 잘 되고 객체지향 패러다임 자체에 흥미가 생겼다. 덕분에 관련 서적 몇 권 찾아봤는데 재밌다.
보통 일을 하면서 개념을 익히려 하면 좀 어렵다. 실제로 구현 코드 위주로 바라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개념에 대한 이해가 늦어지는데, 이렇게 책으로 보니 더 이해가 잘 됐다.
점수가 높은 편이 아니라 뭐 공부 관련하여 풀 만한 팁이 없네. 이러나저러나 합격만 하면 되는 거 아닐까? 싶다가도 이런 식으로 아슬아슬하게 합격할 필요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쉽긴 하다. 다들 그럼 나 같은 실수는 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여 꼭 합격하시길.